만리포 아리아
비가 오락가락하는 오후, 그냥 차 몰고 닿은 곳이 만리포다.
경기북부는 국지성 폭우로 난리지만 태안반도는 남의 일 같다.
평택에서 새벽에 내려와 적당히 요기를 면하고는. 이게 사람사는 삶?
일렁이는 파도와 함께 한참을 거닐고, 고운 모래는 발 끝에서 바스락바스락 거린다.
이렇게 바다를 바라보며 오늘 하루가 간다. 나를 보면서.
만리포에서 태안 오는 길, 도로변에 이상한 집이 있어서 차를 세웠다.
어두컴컴한 내부를 보았다. 장식용 꽃이 있는 것으로 봐 내천 동네 안골 산기슭이 생각났다.
동네마다 보유하고 이용하는 공동 상여를 보관하는 곳, 상여집이라는 것을 알았다.
삶과 죽음이 공존한다고 했던가? 우리의 전통 문화이다. 경상도나 충청도, 같은 상여문화이다.
티벳 천장이나 중국 장족의 노래하는 축제장례!! 인도 갠지스강의 화장!!!
세계 어느 곳이나 부의 정도, 지위에 따라 참여객이 다르고 장례문화(규모)가 다른 것만은 사실같다.
우리 동네에서 형편이 어려운 사람이 이 상여를 사용했다는 사실, 좀 부자라는 집은 꽃상여를 주문제작하고,
지금은 많이 달라졌지만.
10년 후 아님 20년 후 나는 어디쯤 있을까?
그 자리가 편안했으면 한다. 그리고 남은 자에게 짐이 되지 안토록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