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를 드릴게요(정세랑)
[목소리를 드릴게요]는 SF소설이다. 재능기부라면 몰라도 목소리를 준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가능한가? 아니다. 초능력을 가지고 있다. 우리 사회에 해를 끼치는 사람을 수용소에 수용하여 합의하에 그 초능력을 제거한다. 합의가 되지 않으면 자연사 또는 사고사를 위장한 죽음이 기다리고 있다. 만 19세가 되면 초능력은 두각을 나타낸다. 합의 이행으로 수용소를 떠나는 사람도 있고 눌러 앉기도 한다. 이들은 자유를 대가로 지불한 수용소 생활이 호사롭다. 노래방기기를 사서 좋아하는 노래도 부르고, 당구와 체스놀이 등 오락도 즐기고, 수현이는 좀비수집, 시체정원 가꾸기에 열심이다. 연선이 들어오면서 상황은 달라진다. 모두 연선에 정복되고 본인도 병이 난다. 괴물들 모의 끝에 연선을 탈출시키기로 하고 수현이 공동묘지로 파놓은 굴을 이용하여 수용소 소장을 따돌리고 성공한다. 승균은 목소리를 소장에게 주고 연선이 레즈비언인줄 모르고 간다.
* 여승균(34세, 영어교사)
여선생에게 수업을 받은 학생은 폭력적 각성효과가 나타나 살인 충동을 깨운다. 이는 얼굴도 냄새도 아닌 목소리이다. 졸업을 한 제자 중 16명이 30명을 살인한다. 그래서 그는 여고로 간다. 곧 착각인 것을 안다. 여자도 사람을 죽이는 건 마찬가지다. 수용소 소장은 여기에 오게 된 경위를 설명하고 목소리를 내 놓지 않으면 해외 장기 연수중 사고로 사망했다고 가족에게 통지가 갈 것이라고 협박한다. 합의가 되면 연금도 지급하고 맞는 직장도 알선해 주겠다고 한다. 승균은 연선의 초능력에 이끌린다.
* 정하민(21세, 재수생, 무직)
하민은 천문관측에 흥미가 있다. 별을 관측한다. 신도시 건설로 가로등불이 관측에 장애가 되어 저 가로등이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 생각과 함께 머리카락이 거리에 떨어진다. 이 거리를 지나가는 사람은 하민의 생각을 받아들인다. 돌을 던지고, 전선을 자르고, 운전자는 자동차로 전주를 들이받고 하여 주변 가로등은 모두 파괴된다. 하민은 전 머리카락과 모든 체모를 제거하기 위하여 수용소에 잡혀왔다. 하민이 동의한다면 군 면제에 국립대 졸업장도 주고 가족에게는 교환학생 간 걸로 해주겠다고 수용소 소장은 말한다.
* 김경모(64세, 자영업자)
바이러스와 세균을 다른 사람에게 전파한다. 본인은 내성을 가지고 있어 문제가 없다. 관계 기관에 먼저 연락하고 수용소에 스스로 들어왔다. 수용소 내에 수용되어 있는 괴물(초능력자)들과 수용소 직원인 일목인(하나의 생각만 가지고 있는 사람)들 에게도 전파가 안된다. 일목인도 괴물이다.
* 이수현(11세, 미분류 생물)
어린 구울(ghoul)이다. 시체 파 먹는 구울이다. 엉킨 머리카락, 작고 뽀족한 두줄로 난 이빨(80개), 굽은 등이다. 수용되어 있는 게 아니고 보호받고 있다. 연구용 시신은 수현에게 준다. 수현은 정원에다가 묻어두고 부위별로 숙성된 것을 먹는다. 다른 괴물들도 이 광경을 보고 수용소에서 죽으면 수현의 밥이 될까 걱정한다.
* 신연선(27세, 잡지사 계약직 인턴)
주변 사람들을 알코올, 마약, 도박, 섹스, 게임, 쇼핑 중독자로 만든다. 수용소는 여러 실험을 했지만 중독유발인자를 밝혀내지 못한다. 연선의 능력이 주변 사람들의 뇌 전두엽이나 뇌섬엽을 자극할 것이라고 추론할 뿐이다. 그러나 다른 괴물들이 연선을 보자마자 바로 얼굴이라고 한다. 그녀의 얼굴은 계속 쳐다보게 하는 얼굴, 특징없는 이목구비, 희한한 균형, 다음에 만나면 다른 얼굴, 눈 앞에 없을 때는 그려낼 수 없는 얼굴, 레즈비언이다. 연선은 순차적으로 괴물들을 정복한다. 괴물 중에 으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