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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머리 앤(루시모드 몽고메리/백은주) Anne of Green Gables

한라산 5 2022. 2. 21. 11:42

 

 

(오른쪽 마우스 클릭 연속재생)

 

   1908년 [Anne of Green Gables]로 출간된 고전 빨간머리 앤이다. 앤은 입과 눈이 큰 주근깨 투성이이고, 야무진 입술과 반짝이는 두 눈을 가진 고아이지만 가슴에 사랑이 가득하고 늘 꿈의 세계에 사는 상상력 넘치는 앤 셜리로 온기와 빛을 가져와 삭막한 생활에 꽃을 활짝 피운다.

 

   마릴라와 매슈는 농장 일을 도와줄 남자 아이를 보육원에 원했지만 전달이 잘못되어 여자 아이가 온다. 이 애가 빨간 머리에 코까지 주근깨가 있는 11살 [앤 셜리]이다. 우여곡절 끝에 초록 지붕 집이 있는 농장으로 입양된  앤의 11살부터  학교 교사, 대학진학, 교사로 북귀하면서 20살, 숙녀가 되기까지 앤의 성장 이야기가 주된 내용이다. 앤은  말솜씨가 뛰어나 말이 많고 실수도 하며,  매슈가 제발 말을 그만하라고 핀잔을 주지만 그래도 주변에 끼어들기를 좋아하고, 말참견을 좋아하고, 책을 많이 읽고, 감수성이 풍부하고, 열정이 넘치는 긍정의 아이콘, 그런 소녀이다. 그리고 자연을 사랑하고 주변 사람들과도 잘 어울린다. 매슈는 앤이 학예회 준비하는 모습을 보고 남다른 재능이 있다는 것을 알아 본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핸디캡을 극복하고 애이번리 마을의 학교 선생님이 되어 나무심기를 주도하고 모금운동에 앞장 서 마을회관을 건립한다. 

 

   앤이 성장하는 데는 마릴라와 매슈의 역할이 크다. 설겆이, 케이크 만들기 등 집안 일을 시키기도 한다. 케이크를 만들면서 바닐라 대신 진통제를 넣기도 하지만 재치로 잘 넘긴다. 해와 달이 사라지지 않는 한 친구를 많이 사귀야 한다고 생각하며, 흰 눈 여왕 벚 나무를 좋아 하고, 가슴벅찬 하얀 길과 반짝이는 호수를 산책하며, 자수정은 예쁜 제비꽃의 영혼이라고 여긴다. 앤의 감수성도 성장한다. 이 때가 13살이다. 매슈는 남의 물건을 만질 때라든지, 요리할 때는 올바른 정신을 가져야 하고, 허영과 지나친 낭만은 좋지 않다고 말하지만 마릴라는 그래도 "네 상상과 낭만을 모두 버리지 마라."고 조언한다. 앤은  벤허 역사소설을 읽으면서 "내가 시험을 잘 치르든 말든 태양은 여전히 뜨고 진다."고 중얼거린다. 주변 사람들이 "영리하고 귀엽고 착하게 자랐어."라고 매슈에게 말한다. 

  16살 앤, 마을학교 선생이 된다. 도시의 지붕위로 불타는 저녁 하늘을 바라보면서 황금실로 꿈을 수 놓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앤의 앞 길에는 장밋빛 날들이 놓여있고 한 해 한 해가 화려한 꽃다발로 엮여진다.  독학으로 대학 진학을 생각하지만 매슈가 질병으로 사망하자 대학을 꿈으로 남겨두고 초록지붕 집에서 마릴라와 함께 지내기로 한다. 앤은 "삶은 시련과 슬픔을 겪으며 나아가는 것, 덤불 속에 있는 두 마리 새보다 손안에 있는 한 마리가 낫다,"고 말한다. 

  17살 앤, 세상은 어울려 살 수 있게 만들어진 삶이라고 생각하면서 마을회관 건립을 위해 주민들의 반대도 있었지만 모금하여 마을회관을 건립한다. 앤은 "사람들이 삶의 기쁨과 아름다움을 알 수 있게 하는 그런 일을 하고 싶다."는 목표가 있다.  18살에  꿈의 학교 레드몬드 대학에 진학하여 영어와 영문학을 전공하여 최우수 졸업을 한다. 마을학교에서 가르치는 일, 주변 사람들과 부대끼는 일상이 즐겁다. 

     20살 앤, 길버트에게 "나는 다이야몬드 세례나 대리석 집은 필요 없어, 그냥 너만 있으면 돼, 그런 게 있으면 더 좋을지 모르지만 상상의 여지는 적어지겠지."라고 말하자 길버트는 앤을 끌어안고 키스를 한다. 

 

   몽고메리의 자전적 소설 [빨간머리 앤] , 1904년 이 책의 원고를 몇 군데 출판사에 기고했다가 거절되었고, 친구 다이애너에게 읽어 보라고 준 원고가 앤 대신 기고해서 당선된 사례(소설)도 있으며, 몽고메리는 처박아 둔 [Anne of Green Gables] 원고를 행여나 하고 보스톤에 있는 출판사에 보냈는데 1908년 세상에 나오자 베스트셀러가 된다. "살아갈 돈만 충분하다면 남자하고 살지않을 거라고 했거든요." 라는 대화가 있다. 당시 캐나다 사회상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1908년이면 우리나라는 외교권은 일본에, 재무권은 미국에 넘겨주고 주권(1910년 한일합방)을 일본에 넘겨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여자의 삶은 결코 녹녹치 않았다. 지금은 완전히 달라져 100여년의 세월이 흘러 [앤]몽고메리의 삶이 우리 사회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냉이꽃(2022.2.23 평택호 주변 논두렁에서 쵤영, 강한 생명력이다. 땅은 얼어있는데 꽃을 피워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