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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사회(김민섭)

한라산 5 2020. 8. 22. 10:12

 

** 지방대학교 행정조교 4년, 시간강사 4년 비정규 계약직으로 4대 보함없이 월 80십만으로 노동을 하였지만 생활이 안되어 대학을 버리고 나왔다. 박사학위 수료까지 하고, 대학에서 강의하고 있으니 선생님 또는 교수님으로 불리기도 했다. 대학을 나올 때는 가족도, 주변도 여태까지 공부한게 있는데 모두가 놀랐다. 그래도 50만원만 더 갔다 줄 수 있으면 "나는 가야 해" 하고 대학의 대리인간에서 벗어나기로 한다. 태어난 아이와 가족을 위해 생활전선에 뛰어든다. 대학이라는 괴물로부터 부당 노동과 을의 슬픔을 고발하는 행위는 있을 수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누군가는 해야 한다는 것에 일부 동의하지만 긍정적인 면을 보고자 한다.  

   길을 가다가 맥도날드 [4대 보험 보장] 광고를 보고 이력서를 낸다.  물류창고에서 일 할 수 있는지 하루 테스트하고 입사한다. 처음으로 의료보험카드에 부인과 아이의 이름을 올려놓고 너무 좋아한다. 대학에서는 노동자 대우를 받아보지 못했지만 여기서는 누구도 똑 같은 노동자 인권이 있다는 것에 감탄한다. 물류공장 노동은 체력이 없으면 불가하다. 다른 사람은 대부분 3개월 안에 이직하는데  1년 4개월을 버텨냈다. 

   좀더 수입이 있는 대리운전을 선택한다. 대리운전을 하면서 호칭문제, 고객의 반응에 대한 응답, 취객의 넔두리, 간혹 호통치는 소리 등 다양한 갑질과 대리운전 생존기를 생각보다 어둡지 않게 써내려 간다. 어떤 이는 정당한 코스를 운전했는데 비용이 과다하다고 요금반환청구하고, 또 어떤 사람은 팁도 주고, 가지고 있던 빵을 나눠주기도 하고, "감사하다. 힘내라. 수고가 많다.고 격려해 주는 손님도 있다. 원주에서 파주로 지역을 옮겨 대리운전을 하면서 수입은 더 나아졌지만 가족을 그리워하는 것은 보통의 가장이다.  합정동의 포도송이가 폰 속의 대리기사 얼굴이고, 대리 특성상 불특정 다수의 흩어진 지역에서 밤의 요정(대리기사)으로 변하여 귀환하는 아이디어는 신선했다.  타인의 운전석에 앉아있을 때는 "대리인간"이지만 그 운전석에서 내리면 주체의 인간으로 돌아온다.  주체와 대리의 경계를 오가면서 "우리 시대의 노동은 대리노동이다." 라고 한다. 이 사회 어디도 타인의 운전석이 아닌 곳이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르포르타주의 "대리사회"로 정하고 글을 써나간다.

  카카오드라이버는 신용카드로만 결재가 되고 기사의 통장에 카카오의 명의로 그 금액이 입급된다. 오전 8시를 기점으로 24시간 동안의 운행내역에 따라 20%의 수수료가 공제되고 매일의 급여가 제공된다. 총 15만원이면 3만원 공제하고 12만원이 입급된다.

   음주운전은 죄가 되고 남의 생명을 위협하기 때문에 회식을 하고 나면 대리운전을 시킬 수 밖에 없다. 우리 사회에 필요한 영역중의 일부이다. 대리기사의 생활 패턴을 이해하게 되었고, 노동의 구조는 국가 정책의 문제이다. 노동 구조의 열악함과 비합리성을 모르지 않는다. 작가는 "대리사회의 개인은 잠시 즐겁고 오래 외롭다."고 한다.  작가가 이 직업(대리운전)을 본 업으로 생각했다면 처음부터 첫 단추를 잘 못 채웠고,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갑질(운전석의 괴물)을 고발하기 위해서 또는 글을 써기 위해서 뛰어들었다면 대상에 따라 다르겠지만 비난의 대상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타인의 공간에서 대리사회의 완전 평등화는 인류의 영원한 숙제이다. 자본주의를 베제하고도. 세계사의 대표 인물인 레닌도 노동의 평등화 혁명을 주도했지만 실패했다. [고기로 태어나서]의 한승태 작가는 생명동물과 식품동물의 경계를 체험하기 위해 4일에서 3개월까지 닭, 돼지, 개 사육장을 좋은 의미에서 위장 취업하여 밑바닥 생활을 한 바 있다.

 

 

 

 

*** 르포르타주 : 사실에 관한 보고.  사건이나 현장 체험 등을 주관을 섞지 않고 객관적으로 서술한 것이며, '기록영화', '다큐멘터리', 논픽션과 같은 뜻으로 쓰기도 하지만 저널리즘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2016.8 태안 사무실 행운목

 

2018.2 홍원리 숯가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