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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마을/놀 자

낮술(정영희)

한라산 5 2021. 4. 2. 10:18

 

    너는 공부 잘 하고 승진만 하는 대기업 엘리트 사원, 일찍 귀가 하는 착한 남편, 월급은 마누라 통장으로 들어가고 용돈 타는 회사원, 집과 회사로 두더지처럼 왔다갔다 하는 사이 시뻘건 맨드라미처럼 변했다. 벚꽃이 폭죽처럼 다 터뜨렸고, 봄꽃이 피는지 지는지 모를 정도로 일만 하는 모범사원?이었고, 돌아보면 어느 하루 한가하게 앉아 아침 했살을 바라볼 마음의 여유도 없이 일만 했는데 입사 10년차에 정리해고 당했다. 너는 지금 그 집단에서 불량 판정을 받고 뽑혀져 나와 버려진 나사못 신세가 되었다. 남들처럼 줄도, 백도 없는 고지식한 처세술이 형편없는 사람, 줄서기를 부정하는 사람이었다. 

    마누라한테 정리해고 당했다고 말도 못하고 출근하는 것처럼 집을 나와 전철 종점에서 내린다.  해장국 집에 들어가 낮술 한잔을 하면 뻑뻑하던 몸에 윤활유를 친 듯 부드러워지면서 기분이 좋아진다. 또 하루는 소주 두 팩을 주머니에 넣고 종묘로, 창경궁으로, 또 하루는 서울역 광장으로,  또 전철을 탄다. 아내가 이 사실을 알면 이혼을 요구할까? 비로소 자신이 주체적인 삶을 살지 못했음을 느낀다. 돈만 벌어다 주는 종마(種馬)였을까? 이제 전철에서도 팩 소주를 급히 빨아 먹는다. 영혼을 잠시 기절시킨다. 

   조지훈의 [주도유단론], 박인환의 [목마와 숙녀], "술병에서 술이 떨어진다", 박목월의 [나그네],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노을". 밤술, 낮술을 하는 이유는 제각각이지만 술병에서 술이 떨어지고, 술 익는 마을에 지는 노을은 아름답다. 해장국 낮술도, 코로나가 가져다 준 낮술도, 산에서 뜨거운 가슴을 열어젖힌 산낮술도 인생의 윤활유이다. 지난 날을 애기할 수 있고, 그리운 친구를 불러낼 수 있어서 좋다. 

   폭탄주, 회오리주, 타이타닉주, 사정주, 유두주 등 문학 속의 낭만적인 모습도, 영업을 하는 업무의 연장선에서도, 찌든 삶의 모습을 달래는 모습도, 조직유지와 처세 관계의 발전 윤활유로서도 술은 우리생활에 중요한 부분이다. 34년 한전, 술은 90%는 승승장구하게 했고, 10% 정도는 망하게도 했다. 망하는 이유는 나 위주로 술을 먹었기 때문이다. 배려의 술이 부족했던 것이다. 70줄 우리는 더 배려해야 되지 않을까! 낮술, 밤술을 가리지 않는다.

   좀 다른 애기이지만 요즈음 자주 뉴우스에 나오는 김학의와 차00, 도찐개찐이다. 김학의가 잘 했다는 게 아니고 차도 김학의 못지않았을 것으로 추정한다. 이것도 술이 만들어낸 사회과학의 일부이다.  

 

2021.3.30 카톡(코로나가 안겨준 인생 윤활유 행복한 낮술, 내 집 가까이 살면 얼마나 좋을까!)

 

2020.6.13 청계산(코로나 없는 좋은 날이 와서 불량 나사못의 낮술이 아닌 웃음있는 [낮술]파티를 고대한다.)
2020.6.13 청계산(진짜 술병에서 술이 떨어졌네)
2021.4.1 안중 벚꽃, 나무에 달린 꽃이 핍콘이라면 낮술에도 취하지 않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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